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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서평] 진짜 건강하려면 운동하지 마라 (사토 케이지) - 게으름뱅이를 위한 솔루션

Zen.dlt 2016. 10. 19. 12:55


이번에 리뷰할 책은 《진짜 건강하려면 운동하지 마라》다. 4월 말경에 읽었던 책 이후로 오랜만에 읽는 건강관리 분야의 책인데. 단언컨대 이 책의 슬로건이 가장 내 마음을 자극한다고 할 수 있다. 무려 "건강하려면 운동하지 말아라" 라고 하고 있으니. 

여전히 효과적인 운동을 통해 몸매 관리를 하려는 열풍이 강렬하다. 나도 이 운동 저 운동 하다가, 결국엔 '운동할 시간이 없어' 라는 핑계를 하게 되었고. 결국 유행따라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운동은 겨우 15분만에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같히 한다는 타바타 운동이었다. 그런데 왜 '운동할 시간이 없다' 는 말이 구차한 핑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어떤 책들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시시대 사람들이 그랬던 것 처럼 몸을 움직이라고 하기도 하나,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이다. 바쁜 현대인은 정말로 15분도 투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간이 없기도 하지 않은가. 우리의 Work to do 는 많고, Wish list는 길기도 하다. 퇴근 후 운동복 갈아입을 기운조차 없곤 하다. 이렇게 내적인 반란(?)을 일으키고 있던 때 사토 케이지가 말하는 "운동을 멈춰야 내 몸이 산다" 라는 파격적인 주장에 이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 사토 케이지는 본래 치과 전문의로서, 턱관절 질환 환자를 치료하다가 림프 케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많은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을 토대로 림프 케어를 정립시키고 세미나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건강 증진법은 매일 쌓이는 피로와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여 몸의 활력을 되찾는 방법이다. 

운동을 잘못하면 자칫 근육을 경직시키고 근육내에 피로가 쌓이게 하여 오히려 만성피로를 느끼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것에만 치중하고, 운동으로 인해 생긴 피로를 제대로 풀어내는 데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몸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요법은 림프 순환을 좋게 하는 것이다. 림프는 혈액 중 3/4를 차지하는 액체로서, 체내 노폐물이나 세균 등을 림프절에서 여과시킨다. 그래서 림프절 순환의 중요성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림프절 마사지법'도 TV에서 왕왕 소개되고는 하는데. 보통 림프절 순환이라고 하면 관내 림프 순환을 일컫지만, 
사토 세이지의 림프 케어는 세포 사이사이에 위치한 림프관 말단 속에 있는 림프액 관리를 말한다. 




세포는 림프에 노폐물을 배출하고 림프에서 새로운 영양소와 산소를 받아 에너지와 세포를 합성한다. 그래서 세포 사이에 림프가 잘 흐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림프의 흐름에 관여하는 것이 근육의 굴근(관절 굽힐 때 쓰는 근육)과 신근(관절을 펼 때 쓰는 근육)이다. 근육의 팽창과 수축 작용이 각각 림프의 흡수와 배출에 관여한다. 만약 무리한 운동을 해서 근육이 너무 늘어나 버리거나 너무 수축되면 림프의 흡수도 배출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순환 장해는 근육을 더 딱딱하게 뭉치게 만든다. 사실 온몸의 림프관을 통해 운반되는 관내 림프는 세포 속을 순환하는 사이질 림프 중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림프 마사지를 하면 일시적으로 몸이 개운해진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세포 사이 림프를 통해 세포에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림프관이 막히게 된다.



사이질 림프 순환을 좋게 하는 방법은 근육을 말랑하고 유연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건 경직되고 수축된 근육을 스트레칭을 통해 이완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다. 근육을 늘리거나 풀면 반사적으로 근육이 수축되어 더욱 딱딱해진다. 그래서 사토 케이지는 강한 힘을 사용하지 않고 근육 세포를 부드러운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림프 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20그램 이하의 압력으로 부드럽게 근육을 만져줘야 한다.  이건 손바닥으로 피부를 감싸고 밀착시킨 채로 살짝 띄우는 정도의 힘이다. 


책에서는 걷거나 앉아있을 때에도 림프 순환을 좋게 하는 올바른 자세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또 자기 전에 5분만 투자해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림프 케어법도 소개한다. 




미친 운동을 하지 말라는 건 아이 캐칭용 문구일 것이고, 저자가 아예 운동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지방을 태운다한들 그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실패한다면 도리어 만성피로에 지쳐 운동마저 그만두는 지경에 이를 거라고 말하고 있다. 5분 동안 힘들이지 않고 약간의 노력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진짜 건강하려면 운동하지 마라》에서는 대세의 주장에 거스르는 주장을 하면서도 구체적인 자기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으로 느껴졌다. 이론적인 바탕은 이 책을 통해 공개했으니, 다음 번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사토식 림프 케어의 효과를 증명하는 사례집이라도 출간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