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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소설/리뷰] 데블 인 헤븐 (가와이 간지) - 카지노 도시의 연쇄 살인 사건과 거대 음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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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리뷰] 데블 인 헤븐 (가와이 간지) - 카지노 도시의 연쇄 살인 사건과 거대 음모

Zen.dlt 2017. 3. 22. 04:51

『데블 인 헤븐』은 『데드맨』과 『드래곤 플라이』의 작가, 가와이 간지의 장편 소설이다. 2030년 미래, 기요스라고 하는 도쿄 카지노 특구라는 가상의 장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거대 음모와 살인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다. 느와르 또는 하드보일드 형사소설의 형식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기업의 음모와 사회적 문제를 같이 다루는 사회 형사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처음 이야기는 '바카라'라고 하는 카지노 카드 게임을 하는 금발과 푸른눈을 가진 남자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남자는 담담하면서 도발적인 태도로 카드게임에 임하는데, 이내 봉변을 당하고 만다. 무대는 바뀌어 2030년의 기요스에 새로 부임한 형사, 스와 고스케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스와는 도쿄 도내에서 발생한 의문의 추락사 현장에서 천사가 그려진 카드를 줍고 음흉한 기요스 안에 무언가가 있다고 감지한다. 세번째로 이야기는 또 다른 형사, 진자이 아키라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진자이의 시대는 기요스 특구가 생겨나기 훨씬 이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기요스 탄생과 관련된 문제를 캐다가 동료 여형사를 잃고 만다. 과거의 진자이와 미래의 스와가 한 시간대에서 만나는 순간, 기요스에서 발생하는 노인 연쇄 살인사건의 주모자의 정체가 명확해진다. 


특이하게도 이야기는 이제 그 '주모자'의 시선으로 넘어간다. 이것은 『데드맨』이나 『드래곤 플라이』에서도 사용된 서술 방식이다. 저자 가와이는 형사, 범죄자 등 여럿의 시선을 번갈아 가며 서술한다. 그 안에 너무 많은 '드라마(사연)'이 들어있다. 각 인물이 안고 있는 개인적인 고독과 우울함은 모두 '빠칭코 도박 만연', '노인 소외 문제'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휴머니즘'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인물 성향은 너무나도 전형적이어서 진부하게까지 느껴진다. 『드래곤 플라이』에서 느꼈던 것도 이런 감정과 비슷했다. 이 책에 쏟아지는 찬사에 내가 일부 공감할 수 없는 것은, 하드보일드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취향의 문제'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주모자'가 드러나고, 그가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상태, 그리고 그 최후의 드라마 속에서 구시대적인 '자폭 정신'을 느꼈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드래곤 플라이』를 썼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와이는 정말 많은 배경지식을 조사해서 책 안에 집어넣었다. 인물에게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한 조사도 정말 많이 했다. 주인공들이 특정한 차 모델과 총 모델 사용만을 선호한다는 설정. 이전 작품들과 같은 이런 설정은 미국 형사 소설의 영향을 어설프게 받기라도 한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감상. 소재는 거대했다. 카지노 도시의 연쇄 살인 사건과 거대 음모. 하지만 결말은, 상황 묘사가 조잡하고 캐릭터 부각을 너무 시킨 탓에 다소 싱겁게 끝난 느낌이다. 이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담아내기엔 책 분량이 너무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