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ttante Zen
[소설/리뷰] 코 (소네 케이스케) - 잠재력의 작가 본문
소네 케이스케의 <코>는 그의 호러 단편 세 작품을 엮은 모음집으로,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무대로 하고 있다. <폭락>은 개개인의 가치가 주가 상장되어 공개되는 사회에 사는 남자가 성공가도에서 추락하는 비인간적인 과정을 그린다. <수난>은 10대 청소년에 의해 감금되어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한 파견 직원의 이야기다. <코>는 '코'의 외형적 차이로 사람의 계급을 나누는 사회에서 불법성형까지 찾게 되는 사람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익숙한 소재와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맛있게 이끌어간다. 특히나 <폭락>은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과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코>는 두 개의 다른 시선이 따로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겹쳐지며 하나의 장면을 완성하는 재밌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는데 어디에선가 읽어본 이야기 같고, 작가 특색은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약간 하드보일드 스타일이었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도 여타 다작 작가들의 소설과 비슷하게 보였다. 감히 말해본다면, 그는 많은 작품을 읽고 소설 쓰는 문맥과 흐름을 학습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게 해 줄 사람이 늘어났다는 점에선 좋은 일이지만 좀 더 새로운 시도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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