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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리뷰] #466 쾌: 젓가락 괴담 경연 (찬호께이 & 미쓰다 신조 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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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리뷰] #466 쾌: 젓가락 괴담 경연 (찬호께이 & 미쓰다 신조 외)

Zen.dlt 2022. 9. 14. 18:09

 

공포 소설 작가 중에선 미쓰다 신조의 작품,

형사 소설 중에선 찬호께이의 작품을 좋아한다.

근 10여년간 국내에 대만과 홍콩의 추리소설, 호러 소설들이 소개되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본다.

그 중 나를 홍콩 여행까지 하게 만들었던 찬호께이가 협력한 릴레이 소설 [쾌: 젓가락 괴담 경연]을 내돈내산으로 읽었다.

실려있는 작품의 순서는

〈젓가락님〉 미쓰다 신조

〈산호 뼈〉 쉐시쓰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 예터우쯔

〈악어 꿈〉 샤오샹선

〈해시노어〉 찬호께이.

각 작품은 지역과 등장인물도 다 다르지만 서로 유기관계를 갖고 있다.

미쓰다 신조의 <젓가락님>에 나오는 젓가락과 관련된 괴담이 <악어 꿈>에서도 "일본에 이런 괴담이 있다더라" 하고 등장하고.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에 나오는 귀신 신부 저주와 관련 인물들이

<해시노어>에서도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상의하지 않고, 필요한 최소한의 스토리와 설정만 전달 받은뒤,

주어진 공통 '소재'인 '젓가락'과 '산호'를 가지고 각자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다.

적어도 미쓰다 신조는 작가 후기에서 자신이 외국어를 읽지 못해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읽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며 번역본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인다.

용두사미의 반대말인 '점입가경'인 책이었다.

미쓰다 신조의 <젓가락님>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꿈과 관련된 괴담'을 소개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쓰다 특유의 '밀실 공포'와 의성어가 어루어진 단편이다. 도입부 역할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특별한 감흥도 없다.

쉐시쓰의 <산호뼈> 는 퇴마 전문가와 의뢰인이 나온다는 점에선 개인적으로 교고쿠 나츠히코 스타일이 느껴졌다.

의뢰인이 썰을 풀면서 퇴마 전문가에 대한 의문점이 점점 생겨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전개였다.

예터우쯔의 〈저주의 그물에 걸린 물고기〉는 휴대폰을 이용해 '귀신'이 인간과 소통한다는 부분에서 보면, 라이트 노벨 식의 느낌도 난다. <듀라라라>가 생각난 건 그래서였는지도. 그렇다고 해도 소재가 라노벨 격이란 거지, 전개나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은 충분히 볼륨감이 있었다.

샤오샹선의 <악어 꿈>은 미스터리한 요소보다도 추리소설의 성격이 강하다. 젓가락 저주의 비밀을 같이 파헤쳐 달라고 의뢰인이 찾아간 사람이 형사나 탐정이 아니라 소설 작가라는 점이 나름 독특한 설정이다. <악어 꿈>은 단편소설로로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평범한 작품이지만. 뒤의 <해시노어>의 주인공이 <악어 꿈>에서 조연으로 나오기 때문에 <해시노어>를 전개시키기 위한 밑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품간의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요한 소설이었지만, 말한 것 처럼 개인적으로는 크게 재미있다는 인상을 받진 못했다.

<해시노어>는 "찬호께이 이 대단한 사람..." 이라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탐정을 자처하는 남자, 의뢰인, 그리고 이들을 돕는 보조이자 사건의 중심인 피해자. 이 셋이 펼치는 우당탕탕 추리 활극과 같은데.

활극 같다는 점에선 <산호뼈> 처럼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장미십자탐정 시리즈의 우당탕탕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앞의 네 단편 소설보다도 더 웅장한 판타지성을 가미하였는데, 읽는 데 있어서 어색함이 전혀 없다.

<13.67>, <기억나지 않음: 형사>와 또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 이 재밌는 사람 같으니.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해시노어>가 단편임에도 장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단단한 밑받침이 되어준 거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쾌: 젓가락 괴담 경연>은 점입가경식의 재미를 선사하는 모음집이고.

eBook 으로밖에 한국 도서를 읽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기회가 되면 찬호께이는 계속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