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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소설/리뷰] #467 풍선인간 (2011년 찬호께이 저) - 호러의 탈을 쓴 추리소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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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리뷰] #467 풍선인간 (2011년 찬호께이 저) - 호러의 탈을 쓴 추리소설

Zen.dlt 2022. 9. 14. 18:11

 

목차

이런 귀찮은 일

십면매복

사랑에 목숨을 걸다

마지막 파티

역자 후기

어느 날 주인공 "나"에게는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기이한 초능력이 생긴다. 그의 초능력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다.

첫째, 살아 있는 생물이면 피부 접촉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목표물의 신체 일부분 혹은 내장기관에 공기를 불어넣거나 팽창하게 하거나 비트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명령 발동 시점을 늦추도록 지정할 수 있다.

셋째, 명령어를 입력한 뒤에는 목표 대상이 명령 발동 전에 사망하더라도 능력이 시체에 똑같이 작용한다.

비록 몇몇 사소한 한계가 있지만(예를 들어 명령 입력이 끝나면 그 내용을 바꾸거나 새로운 명령으로 덮어씌울 수 없다) 상상을 뛰어넘는 초능력이었다.

이 소설은 4개의 단편이 실린 옴니버스 형태의 소설이다. 역자가 후기에서 밝힌 것 처럼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있기는 해도 기본적으로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띤다. 형사물, 탐정물, 반전물 등에서 보이는 독자를 속이는 트릭들을 버무렸는데... 소설의 고수가 "이쯤이야 간단하지" 하고 소금 치듯 훌훌 써낸 느낌이랄까. 억지스러운 부분이 전혀 없다. 원래 좋은 음식이라는 건 깔끔하고 뒷끝이 좋아야 하는 것처럼. 찬호께이의 장편 소설에 도전하기 겁이 난다면 <풍선인간>부터 읽어보는 것도 강력 추천이다.

초능력을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주인공의 캐릭터성 또한 독특하다. 어느 날 생긴 초능력을 활용해 킬러로 전직한 "나". 킬러라고 하면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와 같은 이미지가 생각날 법도 한데, "나"는 초능력이 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고, 물리력에는 약해 조심히 일을 처리해야 하는 평범한 성인 남자다 (잘생긴 건 덤이다). "나"가 초능력을 이용해서 킬러활동을 한다는 것은 중개인이나 의뢰인에게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 자칫 킬러 일을 하다가 자기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일처리를 완벽히 하려고 조사와 예습을 하기도 하는 한편, 그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희생"을 일으키는 등 나름 싸이코패스 같은 모습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찬호께이의 작품들이 국내에 계속 소개된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것의 반증일텐데. 앞으로도 찬호께이가 계속해서 명작들을 내주고, 우리나라에도 보급이 되었으면 하고 계속 바라게 된다.

<줄거리 요악 / 스포일러>

이런 귀찮은 일: 주인공 "나"는 지금 세들어 사는 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 킬러 활동을 하는 데에 안성맞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집주인 노인이 건너편 집에 린카이원이라는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자신의 활동이 관찰당하고 킬러 활동이 들킬 수도 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나"는 린카이원을 만나자마자 일주일 후에 사망하도록 초능력을 걸었다. 그런데 이 린카이원 또한 킬러였고, 그가 8년 전 신출내기였을 때 이 노인의 집에서 한 목표를 살해하고 시멘트로 매장했는데, 그 때 자신의 지갑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했다. 이 지역의 재개발 소식이 들리자 린카이원을 자신의 지갑이 노출될까봐 이 집에 들어와 시멘트를 파고 증거를 회수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집주인 노인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집주인이 없어야 일을 처리하기 쉬우니까). 하지만 주인공 "나"는 일주일동안 이를 지켜보면서 집주인이 살해당하지 않도록 린카이원의 계획을 방해했고. 린카이원이 사망하기로 정해진 시간 전에 그에게 왜 집주인을 죽이려고 하는지 추궁해서 린카이원이 사정을 말하게 된 것이다. 정체를 들킨 린카이원이 "나"를 살해하기 전에 "나"가 린카이원에게 사망예고를 하고. 재개발을 막기 위해 어차피 자신이 재개발 회사 사장을 죽였다고 밝힌다. 린카이원은 자신이 애초에 이 집에 와서 공작을 필 이유가 없었다고 깨닫는다. 린카이원은 시간이 되어 "나"를 해치지 못하고 뇌동맥파열로 살해당한다.

<십면매복>

거싱이 형사는 이 도시 안에 무언가 알수 없는 초능력을 써서 살해를 하는 킬러가 있다고 짐작한다. 거싱이 형사에게 "11월 28일 파티에서 프레이 스미스 박사를 살해할 것이다." 라는 예고장이 날아든다. 이 때문에 거싱이 형사는 형사 인력과 경호 업체 인력을 늘렸다. 스미스 박사는 신약을 개발한 제약계의 거물이다. 킬러인 "나"는 파티에 경호업체 직원으로 위장해 잠입했다. 그러곤 경호직원들이 차례로 심장마비로 쓰러지도록 초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스미스 박사를 경호하다가 자신도 심장마비가 일어나 쓰러지는 척 연기 했다. 스미스 박사가 의사로서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 "나"의 몸에 접촉했을 때 초능력을 걸어서 곧 그가 몸이 비틀어져 사망하도록 초능력을 걸었다. 그러곤 구급차에 이송되었는데. 거싱이 형사는 쓰러진 형사의 숫자와 이송된 환자의 숫자가 다르다는 것을 무전으로 확인하고 "나"가 탈출하려던 탈출구 앞까지 추격해왔다. 둘은 복도에서 단 둘이 대치하는데. 거싱이 형사는 "나"의 뒷모습만이 보인다. 거싱이 형사가 "나"가 풍선인간이라는 것을 확인하지만. "나"가 파티장에 서빙되던 생굴에 걸어놓은 시한 폭발 조치가 발동하면서 파티장을 폭발하고 그 틈을 타 "나"는 도망친다. 거싱이 형사는 나중에 풍선인간을 조사하면서 스미스 박사가 실험 사실을 조작하고 실험 참가자가 모두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결과적으로 스미스 박사의 죽음 때문에 신약 개발이 중지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스미스 박사의 죽음을 기뻐했을 것이란 뜻이었다. 이제 경찰은 "풍선인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너무나 기이한 살인마였기 때문에 조사는 대중에겐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풍선인간"이라는 사람은 전설의 킬러 또는 괴담의 주인공으로 알려지게 된다.

<사랑에 목숨을 걸다>

과거 여배우였던 의뢰인인 궈 부인이 "나"에게 의뢰를 한다. 자신의 부자 남편이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남편이 자신이 아닌 의붓딸에게만 신경을 쏟는 것이 질투가 나므로 의붓딸인 궈치란을 납치하고 죽여달라고 의뢰한다. 남편이 딸 때문에 실의에 빠진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나"는 궈 부인에게 실수로 "다른 의뢰도 받은 게 있지만 문제될 건 아니예요" 하고 실언을 하지만 이야기를 돌린다. "나"는 보수로 궈 부인과의 하룻밤을 받겠다고 하고, 궈 부인은 내키지 않아하지만 승낙한다. "나"는 궈 부인과 내연남인 척 위장하여, 궈 치란이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기로 한 날 궈 부인과 호텔에 입장한 후, 직원으로 위장해 수영 탈의실에 들어가 궈치란을 납치하고 살해한 후 외딴 곳에 버리기로 계획을 짠다. 궈 부인도 위장 작전에 합류된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궈치란의 시체 뒷모습이 "나"의 차 트렁크에 실린 모습을 궈 부인과 "나"가 함께 확인한 후 둘은 러브 호텔로 향한다. "나"는 궈 부인을 먼저 씻게 만들고. 알몸으로 나온 궈 부인은 침대 위에서 심장마비로 죽고 만다. "나"는 옷에서 꺼낸 봉투 속에 있는 머리카락 몇가닥을 궈 부인 옆에 떨어뜨려 놓고 나온다. 그런 다음 트렁크 안에서 죽은 척 위장하고 있던 궈 치란을 꺼낸다. "나"에게 이중으로 의뢰를 했던 다른 의뢰인은 궈 치란이었다. 궈 치란은 아버지가 너무 사랑하는 궈 부인이 내연을 하다가 죽은 것 처럼 꾸며달라고 "나"에게 의뢰했다. 아버지가 암인 것 처럼 궈 부인이 속도록 꾸며놓은 것도 궈 치란이었다. 궈 치란은 아주 행실이 바르지 않은 십대로, "나"에게 보수로 자신을 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거절한다. "나"는 궈 부인은 궈 치란의 둘째 새엄마이고, 이미 3년 전에 궈 치란이 열네살일 때에 궈 치란의 의뢰로 첫번째 새엄마도 살해한 적이 있다고 내레이션을 한다.

<마지막 파티>

전전과 샤오바오는 외진 곳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댁에 방문했다. 부모님이 할아버지 댁에 맡긴 것이다. TV에서는 유명 미술관에서 경호위원이 다섯명이 살해당하고 중요한 전시 물품이 하나 사라졌다는 뉴스가 나온다. 샤오바오와 놀던 누나 전전은 우연히 할아버지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가 "중개인"과 대화하면서 "킬러 활동을 그만두고 은퇴하고 싶다" 라고 하는 대화를 듣는다. 대화를 들은 전전은 세입자가 박물관 사건을 일으킨 킬러, 그것도 세간에 떠들썩한 "풍선인간"이라는 걸 알게된다. 전전은 이 킬러가 할아버지를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샤오바오와 탐정 노릇을 하여 이 세입자의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박물관에서 장물을 훔친 게 있으니 그걸 통해 범인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아이의 행동이 세입자에게 들킨 뻔한 적이 있지만 아이들은 "아청 오빠" 라고 남자를 부르며 무사히 빠져 나간다. 곧 세입자 아청은 자신이 외출하고 늦게나 들어올 것이라고 할아버지에게 말하고. 이를 들은 전전과 샤오바오가 아청의 방에 몰래 들어가 장물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청이 총을 들고 전전과 샤오바오 앞에 나타나 위협을 한다. 아청은 "아청"이라는 이름은 중개인에게만 알려준 이름이고 여러개의 가명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아청이라고 부른 아이들이 대화를 엿들은 것을 알았다고 밝힌다. 박물관 사건도 자신이 했다고 하면서 이를 알게 됐으니 너희를 죽여야 한다고 아이들을 협박하며 묶어둔다. 그러곤 할아버지도 살해하고 이 집을 떠나야겠다고 하며 할아버지 방으로 가고 할아버지를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오게 한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목격하고 "참 우습지 또 이집이야. 이 집에서 킬러를 죽인 적이 있거든. 40년 전에... 그놈 이름이 뭐였지? 카이원? 카원? 하긴 이름이 뭐든 무슨 상관이겠어. 어차피 가명일텐데." 라고 한다. 순간 아청의 팔다리가 부풀어 오르며 태세가 무너진다. 할아버지는 "들어본 적 없나? 전설 속의 킬러. 손대지 않고도 사람을 죽인다던 남자 말이야. 내가 바로 그 애들 속이는 도시전설 속 풍선인간일세." 하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이미 전전과 샤오바오가 스케치북에 그리며 상의하던 탐정 계획을 보고 아청을 처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0여년 전 은퇴했지만 아청을 처리하기 위해 산 속에서 동물을 초능력으로 죽이는 연습도 했다(전전과 샤오바오는 이 동물들을 보고 아청이 전설의 풍선인간이라고 오해했던 것). 아청은 곧 몸에 공기가 차서 폭발했고, 할아버지 "나"는 아이들을 구했다. 부모들이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엄청 멋졌다고 환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