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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서평] GIS Research Methods (Steinberg, 201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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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서평] GIS Research Methods (Steinberg, 2015)

Zen.dlt 2016. 11. 23. 00:25

왜 이 책은 한 가지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이 구태여 GIS와 관련 없는 과학연구방법론에 관해 논할 필요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GIS를 이용한 연구 실례는 거의 실려 있지도 않은데 "너의 연구 주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라." 라는 말을 계속 한들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디어가 잡히겠냐며. 

이 책은 우리가 사실은 늘 "공간" 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매 순간은 공간과 거리, 근접성, 주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회 연구들 중 기존에도 이런 공간과 위치의 개념이 적용되는 이론과 가설들을 갖는 연구들이 있었다. 왜 어떤 현상이 지리적 패턴을 이루고 있는지? 왜 특정 그룹들이 일종의 패턴을 보이며 이동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지역에서 특정 사회 문제(범죄 등)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보면 공간에 대한 정보는 많은 연구에서 요구된다. 이걸 인지하는 걸로 시작해서 내가 주시하고 있는 연구 주제 속에 어떤 '공간적 요소'가 있는지, 이를 연구하기 위해 GIS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구체화된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과정이 대한 구체적인 예를 잘 보여주지 못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이론적인 내용을 계속 반복해 이야기할 뿐이다. 그나마 실제 연구에 도움이 될 법한 chapter는 chapter 10. Evaluation research from a spatial perspective이다. 여기선 연구 주제(연구가 필요한 문제), 문제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접근법(분석 방법), 문제에 영향을 주는 물리적 요소(자연환경, 인공환경)을 지리적 관점에서 생각하는 "절차" 자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이 절차들을 거쳐 어떻게 연구 방법이 구성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가 없다. 어떤 문제나 현상이 일어나는 데에 영향을 주는 공간적,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라는 내용이 그렇게나 대단해서 chapter로 묶여야 하는 내용인가. 기존의 연구자들이 공간적 요소들을 그 동안 등한시 해오기라도 했던가? 전혀. 게다가 여기서의 문제는 연구 가설이 없다는 점이다. 연구 주제는 있는데 가설은 없으니, 계속해서 "뭘 연구할지 생각해봐라." 하고 "지리적 관점을 이용하면 기관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라고 반복해 이야기하는데도 뜬구름 잡는 느낌이다. 또한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교란요인(confounder, confounding factor)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다가 Chapter 11 로 들어가면 ArcGis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공간분석 툴(ex. Buffer, overlay, clip, etc)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난데없다. 마치 음식 하나 완성하는 과정에 대해 레시피 하나라도 예를 들며 "음식은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하지 않고, 조리도구를 살펴보며 이건 이렇게 쓰는 거다하고 있는 것만 같다. 

대체 "GIS research methods"라는 제목을 왜 달았는지. Chapter 15 에서 멀하는 것 처럼, GIS를 이하면 알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을 지도 위에서 발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것 하나 이야기하기 위해 그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건가. 도리어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연구 방법론(methodology)에 대해서 언급이 되길 바랬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 처럼 (많이 보여주지도 않는다만) GIS가 문제상황을 발견하고는 단지 데이터들을 지도 위에 중첩시켜서 "인과관계(Causality)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기만 하면 여러 연구 주제에서 GIS가 활발히 사용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연구에 필요한 공간 데이터를 생산하거나 처리하는 데 그치기만 하는 것도 모자라다. 이론이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통계적, 공간적 분석 자체가 GIS 프로그램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Case study 이외의 연구들은 제한된다. 실제로 ESRI USER conference에 참여했을 보니, GIS가 비지니스 등 기타 분야에선 많이 활용되나 과학분야에서의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저조해왔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고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한 특별 회의가 이루어지곤 했다. 이 책이 아쉬운 이유는 아마 사회연구 분야에만 초점을 맞춘 책이라 시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진 않을까 하고 조심히 상상한다. 

결론적으로 과학자에게는 큰 도움이 안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