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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아이와 몰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온 후 주차장에서 돌연 괴한에게 습격을 받고, 흐려져 가는 눈 앞에서 6살 아이가 납치 당하는 걸 막지 못한 주인공. 유괴범 대디러브는 납치한 아이 로비에게 '기드온'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폭력과 애정을 번갈아 주는 '새아빠'가 된다. 기드온은 물리적 정신적 공포 속에서 자라나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남편은 성공한 방송인이었는데, 아이를 잃은 자책에 안팎으로 시달리는 아내를 보살펴야 한다. 스릴러적 요소는 강하지 않다. 경찰이나 부모가 유괴범을 추격하는 장면이나 혹은 아이의 탈출 작전이 면밀하게 그려지는 스토리가 아니다. 이야기는 네 인물의 가치관과 정신상태, 행동 양식을 묘사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유괴범은 대범하게 행동..
이 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이유는 도대체가 요새의 책들은 다 하나같이 같은 스토리라인,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요새의 책들은 '강한 여자' 캐릭터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 여성들에게서 보여지는 모습은 '구세대에 대한 반란', '억압된 자아의 표출'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라 느껴진다. 이건 시대상의 반영이기도 하겠다. 과거 70-80년대 문학작품과 영화 속에서 여자 캐릭터는 살인마에게 저항도 못 하고 비명 지르며 도망치다 비명횡사 하는 이미지로 그려져왔는데, 요새의 이야기 속에선 '남자보다 더 현명하고 촉이 좋아 비상한 생존 능력을 보이며, 심지어는 스스로가 살인마가 될 수도 있는' 강한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에서 내가 '또 이 구도로군' 하고 생각한 한가지는 여자가..
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던 파울로 코엘료의 신간 이 출간되었던 2014년. 지인 중 하나가 "연금술사 때문에 영혼의 스승으로 존경할만 하다 했는데, 불륜을 소재로 책을 쓰다니 실망이에요." 라고 개인적 인상을 내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무슨 소리야, 작가가 네 구미에 맞는 착하고 아름다운 소재로만 책을 써야 한단 거야?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당시엔 조차 읽어 보지도 않았던 나였기 때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러곤 그 후 를 읽을 기회가 있었고. 한참 지나, 올해 들어서야 을 읽게 된다. 최근 가족과 부부를 소재로 한 책들을 연달아 읽는 중이라 도 그 흐름을 타고 내 서재에 들어왔는데. 안 쓰니만 못한 책이었다고 감히 느껴본다. 1) 인생의 갈피를 못 잡고 우울증에 빠진 중년 여성의 심리..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근에 가족,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을 다룬 스릴러물을 연달아 읽고 있다. 길리언 플린의 부터 시작해서 진 한프 코렐리츠의 , 그리고 리언 모리아티의 . 사실 를 필두로 이런 부류의 책들이 를 잇는 수작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국내에 소개된 탓도 없지 않은 것 같은데. 서구권에선 이런 '내 배우자의 은밀한 비밀과 배반'에 유난히 더 열광한단 말인가? 어찌보면 새로운 트렌디 소재인가? 예측해보건데, 살인마-형사 구도의 스릴러물은 식상하니까 의외의 인물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경악할 만한 일들을 벌여보자 이런 접근 아니었을까? 침대를 공유하는 사람이 스릴러물의 등장인물 같은 면모를 드러내고 내 가정에 불화를 가져오기 시작한다면? 그거 꽤 구미 당기는 소재로군. 사실 트랜디라고 할 것도 없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