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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자기계발/서평] 아웃사이트 (허미니아 아이바라) - 일단 행리더처럼 행동해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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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평] 아웃사이트 (허미니아 아이바라) - 일단 행리더처럼 행동해라

Zen.dlt 2016. 9. 18. 14:55



새 직장의 멘토가 될 사람이 처음 내게 던져 족쇄가 되었던 말은 "당신이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판단하였습니다." 였다. 이 마법같은 말 때문에 그녀와 내 관계가 본래 그래야 하는 '멘토-멘티'에서 '보스-직원'으로 단숨에 바뀌어 버린 기분이었다. 기대를 받으면 그에 응당한 역할을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래서 《아웃사이트》를 손에 쥐게 됐다. 나는 관리자로의 역할 전환이라는 과제에 당면해 있었다. 그건 이미 바로 이전의 경력이 끝을 내려고 하는 그 시점에서 내가 느끼던 '불균형'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과제였고 나는 그 문제의 원인조차 형식화할 줄 몰랐다. 《아웃사이트》를 읽고나서 나는 그것이 조직 자체의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건 이 책이 충분히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분석을 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웃사이트》는 사람들이 이전의 하급 직원에서 벗어나 리더로 진전하는 과정에서 겪는 실패담과, 실패의 심리적 원인들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을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겪는다. 저자 허미니아가 말하는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네트워크(인맥)를 키워라' 라는 것이다. 많은 새로운 리더 후보들이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개인적 성격이나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그들이 외향적으로 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기술적 자질이야 말로 업무에 중요한 것이지 네트워크 따위는 씨 없는 알맹이와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책 첫장에서 저자는 "궁극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에 대해 외부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며 "아웃사이트"라는 모호한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의 정의야 책 안에 있지만 궁극적으로 체득하지 못한 상태로 독서는 지속된다. 허미니아는 그 많은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사용하는 그대로의 방식으로 책을 전개시킨다. 자기와 다른 멘토들의 경험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짜깁기한다. 방대한 근거 자료들이 쌓인다. 다만 그 이야기들이 산발적이고 배타적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집중이 되지 않는다. 

책의 중반부에서 상당 분량이 '네트워크(인맥)'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데 할애된다. 자기 전문 분야 이상으로 확장되는 네트워크는 새로운 영감을 주고 기회와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기회가 된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허미니아의 태도는 지나쳐 보일 정도이다. 그것은 저자가 리더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어서 이전 기술들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하는 것 처럼 보인다. 이 책의 어조가 "생각보다 네트워크 또한 중요하다. 사람들은 이를 간과한다." 였다면 책의 내용이  의심스럽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라도 하는 듯, 뒤에 가서 허미니아는 각자에게 요구되는 여러개의 역할이 있을 때 역할 전환을 빠르고 완벽하게(마치 가면을 쓰듯) 해내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사람이 리더로서의 실패를 겪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역할들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엔 리더는 리더인만큼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이다.

책 후반부에 가서 "새 리더" 가 될 수 있는 접근법이 논의된다. 허미니아가 제안하는 것은 "닮고 싶은 리더처럼 행동하고 그 처럼 생각하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닮기 위해 행동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진짜 그러한 자아를 갖게 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TED 멘토들이나 유명대 교수들이 말하는 심리학적 견해를 덧붙인다. 초반에서 책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던 저자는 책 후반부에서 실질적이고 알아듣기 쉬운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다.  긴 노력 끝에 보상을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이 책이 "일단 행동해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도 안된다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하고 말하는 것이 화룡점정이다. 간부는 자신이 전환기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자기 자신과 회사, 팀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후 떠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직장을 바꾸는 외적 조치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내적 성찰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무리한 지침들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하지만 허미니아가 제시하는 것들은 보다 자율적이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베스 액슬로드가 《아웃사이트》를 "리더십 개발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내용이다"라고 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독자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1. 리더로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어색해 하지 말라. 2. 그 역할들 중 네크워크 형성을 중시해라. 3. 일단 되고싶은 리더의 모습처럼 행동하라. 사색보다 행동이 먼저 효과를 발휘할지 시험해 보라는 메세지는, "아무튼 일단 (새 곳에) 가고 보자." 고 생각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