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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도서/리뷰] 법의학으로 본 한국의 범죄사건 - 휴머니즘으로 바라본 사건의 이모저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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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법의학으로 본 한국의 범죄사건 - 휴머니즘으로 바라본 사건의 이모저모

Zen.dlt 2017. 7. 1. 05:18

 

 

"〈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사건〉은 지난 1978년 저자가 겪은 드라마틱한 법의학 에세이를 연재했던 내용 중 오늘날에도 의미 있을 법한 꼭지들을 추려내 한 권의 책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법의학자이자 의사평론가인 저자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고려의대 법의학 교수, 뉴욕의대 법의학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책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법의학 지식으로 차가운 분석에 그치는 게 아니라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현장의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 (기사 발췌)"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을 즐겨 보기 시작한지 얼마가 되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이들 프로그램 덕분에 국내의 범죄사건에 대해 관심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 전엔 해외 추리 소설 등을 읽으면서 범죄 전반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 국내에 좀 더 눈을 돌리게 됐다고나 할까.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박사의 책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 단행본 자체도 사서 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 책들은 일단 ebook 이 출간되어 있지 않아 접할 수 없는 상태. 그런 와중에 문국진 교수의 법의학 에세이 <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사건> 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당장 읽기에 돌입했다.


1978년대에 일어난 사건의 형태들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일단 재미있었다. 과거엔 법의학에 대한 지식도 적고 사건에 적용하는 일도 생소했기 때문인 걸까, 의외로 엽기적인 사건들이 무참히 벌어지는 것이 눈에 띠었다. 하지만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과거에 일반 위생 지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낮아 사소한 것으로 오해가 생겨 사건이 되고 마는 에피소드들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성병에 대한 지식이 없어 생긴 부부 사이 갈등이 이혼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수혈에 대한 지식이 없어 의도치 않게 수혈자를 죽이고 만 보호자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런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에서 사건은 물론 당사자들을 측은하고 안타깝게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문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것 처럼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었다" 라는 말이 그대로 느껴졌다. 배운 사람으로서 거만하거나 냉혈한처럼 행동하지 않고 겸허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오랜 시간 동안 법의학의 역사를 닦아 온 저자에게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겨났다. 우리나라도 법의학이 엔터테인먼트에서 다루어지는 비중이 꽤 커진 것 같다. 대중의 관심이 증가한 것도 이유지만, 한국 법의학의 근간 또한 잘 쌓아져 온 덕분에 지금의 결과물들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상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