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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tante Zen
이걸 읽으려고 맘 먹은 게 언제였는지도 잊어 버리고 있다가 "여하튼 호러가 필요해" 하는 갈증이 나서(?) 구해왔다. 단편 연작 소설로, 살인이나 비극적 사고에 엮인 사람들의 심리를 일인칭 시점에서 이야기한다. 각 이야기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S라는 이니셜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끌어간다. 왜 하필 S 인 걸까 하고 생각하다가 사디스트를 의미하는 거로군 하고 자문자답했다.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병들어있어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인데, 웃기게도 등장인물 하나가 독자에게 선포한다. "우리는 이상하지 않다". 마네키네코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언급한다. 마네키네코가 상징적인 요소로 계속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고. 이 에서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건 벌레와 소음...
처음으로 읽어보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 스탠리 엘린의 「특별요리」와 연관된 책으로 검색이 되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미스테리와 블랙 조크 감각을 잘 섞은 재미있는 책이었다. 총 다섯 작품이 연작 기담이 실려있고, 감금이나 의문의 죽음, 살인 등을 다루며 꽤나 산뜻한 반전을 보여준다. 「특별요리」와 관련되어 있는 건 마지막 단편 속에서 환상의 양고기라는 '아미르스탄 양'이 언급되기 때문이었다. 「덧없는 양들의 축연」은 특별한 공간감각을 갖고 있다. 실제 무대가 되는 장소가 고풍스러운 일본식 저택이거나 서양식 호화 별장이곤 한다. 저택 안에는 사람을 가두는 별관, 창살방, 지하실 등의 폐쇄적인 장소가 나와 무겁고 음침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주인공 여자들이 연관되어 있는 여자대학교의 독서모임 '바벨의 모..
인간관계에 관한 많은 심리학 책들이 있는데, 새로 나온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그 중에서도 꽤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지독하게도 싫어지는 증상을 "인간 알레르기 증상"이라고 보는 새로운 의학적 견해가 등장한다. 알레르기 증상은 민감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인 항원이 몸에 들어왔을 때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반응이다. 이 책에선 타인 또한 항원이 되어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인간 알레르기 개념을 적용하면 인간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완 다른 측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이 다른 관계 심리학 책들과는 다른 흥미로운 부분들을 터치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대개의 관계 심리학 책들은 상담가를 찾은 임상 환자들의..
미쓰다 신조가 2007-2010년에 걸쳐 쓴 집 시리즈 3부작의 첫번째 「흉가」가 국내 출시됐다. 새로 이사간 시골 산 속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일을 담고 있는 소설로, 이미 「사관장」과 「백사장」에서 선보인 적 있는 '뱀신'이 소재로 쓰이고 있다. 작가가 같은 소재를 반복하며 새 책을 내는 게 썩 바람직해 보이지만은 않은데, 아마 이게 「흉가」에 대한 국내 평이 전반적으로 낮은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쇼타라는 열 살 소년은 어릴 적 부터 재앙이 닥치기 전에 미리 불안함을 감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누나 사쿠라코, 여동생 모모코와 함께 안라 시에 있는 시골 산 속 동네로 이사가던 중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이사가길 꺼려한다. 산을 싹둑 깎아내리고 그 자리에 지은 2층집은 산을 향해 무의미해 ..